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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도심 역사 여행 — 제주목 관아 · 관덕정 · 오현단 · 삼성혈
제주시 원도심에 남아 있는 역사 유적을 모았어요. 조선시대 제주 행정의 중심이던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 다섯 선현을 기리는 오현단, 고씨·양씨·부씨 시조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삼성혈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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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도심은 예로부터 견고한 성으로 둘러싸여 있어 '성안'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어요. 이곳에는 조선시대 제주 행정의 중심이던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을 비롯해 오현단, 삼성혈 같은 역사 유적이 남아 있어요. 가을 제주 여행에서 섬의 오래된 이야기를 따라가 보고 싶다면 함께 살펴볼 만한 곳들이에요.
제주목 관아 — 조선시대 제주를 다스리던 관청 터
제주목 관아는 조선시대 제주 지방 통치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지금의 관덕정을 포함한 주변 일대에 주요 관아 시설이 자리했어요. 탐라국 시대에는 성주청이 있었고, 조선시대부터는 제주 목사가 행정을 관장하던 관아가 들어섰던 공간이에요.
관아 건물은 일제강점기에 집중적으로 헐려 관덕정을 빼고는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해요. 제주시가 1991년부터 1998년까지 네 차례 발굴조사를 벌여 동헌과 내아 건물터 등의 위치와 규모를 확인했고, 『탐라순력도』 같은 옛 문헌과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2002년 12월 복원 공사를 마쳤어요.
제주목 관아에는 관아 건물로 통하는 대문인 외대문, 목사가 집무하던 연희각, 거문고를 타고 바둑을 두거나 시를 짓던 귤림당 같은 건물이 있어요. 임금이 있는 서울을 바라보며 은덕을 기리는 동시에 왜구를 감시하는 망루 역할도 했다는 망경루도 함께 볼 수 있어요. 건물마다 쓰임새가 달라서, 조선시대 지방 관아의 짜임새가 궁금한 여행자에게 잘 어울려요.
관덕정 —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
관덕정은 제주목 관아의 부속 건물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예요. 조선 세종 30년(1448년)에 신숙청이 병사들의 훈련장으로 쓰려고 세웠다고 전해지고, 이름은 '활을 쏘는 것은 높고 훌륭한 덕을 보는 것'이라는 뜻의 『예기』 글귀 '사자소이관성덕야(射者所以觀盛德也)'에서 따왔어요.
지금 건물은 1969년에 보수한 것으로, 원래의 건축 수법은 17세기 전후의 것으로 추정돼요. 앞면 5칸, 옆면 4칸 규모에 팔작지붕을 얹었고 사방이 탁 트여 있어요. 대들보에는 십장생도, 적벽대첩도, 대수렵도 같은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작자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아요. 편액은 원래 안평대군의 글씨였으나 화재로 잃었고, 지금 글씨는 선조 때 영의정을 지낸 이산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어요.
관덕정과 그 주변은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요 행정 관청이 모여 있던 제주의 정치·행정·문화 중심지였어요. 4·3 발발의 도화선으로 불리는 1947년 3·1 집회가 사건으로 번진 곳도 관덕정 광장이에요. 건물의 처마와 벽화를 살펴보고, 광장이 지나온 근현대사까지 함께 돌아보고 싶은 분께 권해요.
오현단 — 다섯 선현을 기리는 제단과 옛 성터
오현단은 조선시대 제주에 유배되거나 부임해 와서 이 지방의 교학 발전에 공헌한 다섯 분을 기리는 제단이에요. 김정, 송인수, 김상헌, 정온, 송시열이 그 다섯 분이에요. 이들의 위패를 모시던 귤림서원이 서원 철폐령으로 헐린 뒤, 그 옛 터에 제단이 마련됐어요.
제단 안에는 송시열의 글씨를 바위에 새긴 '증주벽립' 글자와 김정·송시열의 적려유허비가 남아 있어요. 유배와 학문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바위 글씨와 비석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오현단 바로 옆에는 제주 옛 성터가 있어요. 제주성지는 언제 쌓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탐라국 시대에 쌓았던 것을 고려 때 왜구 방어용으로 보수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돼요. 지금은 남수각 부분 150여 미터 정도가 복원되어 있어요. 성곽 주위에 귤과 유자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 가을철 귤이 익을 무렵이면 성 주위가 가을색으로 절정을 이뤘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삼성혈 — 탐라의 시작을 전하는 세 개의 구멍
삼성혈은 제주인의 시조로 전해지는 고을나·양을나·부을나, 곧 고씨·양씨·부씨의 시조가 땅에서 솟아났다는 세 개의 구멍이에요. 제주 구도심에 자리하며, 탐라국의 기원이 된 삼신인 신화를 간직하고 있어요.
신화에 따르면 삼신인은 동쪽 바다에서 온 벽랑국의 세 공주와 혼인하고, 함께 전해진 오곡의 씨앗과 가축을 바탕으로 농경 생활을 시작해 탐라국의 기틀을 세웠다고 해요. 구멍은 품(品)자 모양으로 놓여 있는데, 하나만 바다와 통하고 나머지는 흔적만 남아 있다고 해요. 세 지혈에는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눈이 쌓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요.
경내에는 삼신인의 위패를 모신 삼성전과 전시실, 영상실이 있어요. 전시실에서는 디오라마로 삼신인 신화를 소개하고, 영상실에서는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다룬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어요. 신화를 먼저 알고 세 지혈을 보고 싶다면 전시실과 영상실부터 들러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가기 전에 확인할 것
장소별 주소를 모았어요.
- 제주목 관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 25
- 관덕정: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 19
- 오현단: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현길 61
- 제주성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오현길 56
- 삼성혈: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성로 22
운영 시간이나 이용 조건처럼 바뀔 수 있는 정보는 방문 전에 제주관광공사 안내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관아와 정자, 제단과 신화의 자리를 하나씩 짚어 보는 여행이라면, 여행 날짜가 정해졌을 때 프렌즈렌트카에서 차를 미리 골라 두고 원도심에서 보낼 시간을 넉넉히 남겨 두세요.
출처 · 자료 확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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